내 아버지는 1963년 11월 18일 울산에서 태어났다. 네 남매의 장남으로, 국민학교가 끝나면 뱃일을 했던 내 친조부와 시장에 나갔던 친조모를 도우며 자랐고 울산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해 스무살이 되던 해 거제의 정유공장에 들어가 처음 일을 시작한다. 거뭇거뭇한 얼굴에 까만 기름때를 뒤집어쓴 채. 코를 찌르는 기름 냄새를 견뎌가며. 받은 돈의 대부분을 울산에 있는 부모와 동생들에게 부치며. 이후 여러 공장을 전전하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 들어가 가정을 꾸렸고, 올해로 37년째 기술노동자로 근속 중이다. 마찬가지로 거뭇한 얼굴에 주름살을 끼얹은 채. 페인트 냄새를 견뎌가며. 받은 돈의 대부분을 가정에 부치며. 인생의 대부분을 생계유지에 바친 사람. 일하지 않은 날이 일한 날에 비해 턱없이 적은 사람. 지금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