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urnal 3

여유와 설빈

지난 주말에 포크 듀오 여유와 설빈 공연을 보고 왔다. 태어나서 처음 들어본 아티스트였고, 정수가 2024년 하반기에 가장 좋아하고 있지만 나를 제외한 그의 주변인은 아무도 영업을 당해주지 않았고, 마침 나는 음악 청취자로서의 정체성과 장르와 취향의 경계를 넓히는 것의 어려움에 관해 그와 이야기했고, 그래서 요즘 아무도 듣질 않는 포크라는 음악을 들어보고 싶었고, 공연을 보러 가는 사람들의 일반적인 준비 자세와 다르게 일부러 그들의 음악을 단 한 곡도 듣지 않고 공연장에 들어갔고, 첫 곡의 인트로 기타 연주에서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만큼 감동했고, 노래하고 연주하는 그들은 너무 보기 좋았고, 나는 공연을 보는 동안 음악도 책도 영화도 즐길 수 있는 인간으로 태어난 게 참 좋다고 생각했으며, 공연을 다 보..

Journal 2024.12.07

2023 했던 생각

나는 나를 무엇으로 정의하는가? 기본적으로 사유하는 사람으로 정의한다. 어떤 추상과 관념을 머릿속에 갖고 있고, 주기적으로 그것을 교체한다. 많은 사람이 이렇게 살고 있는지 모른다. 그러나 그런 패턴을 메타 인지하거나 겉으로 드러내는 걸 아직 본 적이 없어서... 나는 나를 사유하는 사람으로 정의한다. 2023년 한 해도 내가 했던 생각 중 결론지은 것과 여전히 풀지 못한 것이 있다. 그러면서 내게 중요해진 것도 있다. 그 생각을 언어로 표현할 수 있을 만큼 오래 생각했다. 2023년 내가 결론지은 생각들 - 한 명의 인간 개체는 무척 복잡한 존재이기 때문에, 나는 타인에 대한 판단을 가능한 유보하기로 했다. 내게 나쁜 짓을 했다고 나쁜 사람이라 생각할 수 없다. 공중도덕을 거스르는 행동을 했다고 그이를..

Journal 2024.01.14

2023.06.07.

요즘 일과 진로에 관해 아주 골똘히 생각한다. 중심을 못 잡고 흔들리게 된 계기는 무언가에 반하면서부터다. 너무 많은 것에 쉽게 반한다. 카피라이터가 되고 싶어 대학에서 광고를 전공했는데 그 일이 더 이상 내 일이 아니라고 일찌감치 포기했다. 군에 가기 전엔 보건학을 전공하고 싶어 했고, 전역 후에는 그로스 마케터가 되고 싶었다. 그러다 런업이라는 유튜브를 보고 홀딱 반해 다짜고짜 메일을 보냈는데 덜컥 일하게 됐다. 거기서 3개월 일하면서 그 일이 그새 질려버렸다. 핑계를 대려면 얼마든 댈 수 있었다. 자꾸 흔들리는 내가 싫었다. 작년말 UX 라이터라는 직업에 반해 열심히 구직했고 지금 UX 라이터로 일하고 있다. 그때쯤 모티비를 보고 모빌스 팀에서 일하고 싶어 기획자에 지원했는데 떨어졌다. 그땐 기획자..

Journal 2023.06.07